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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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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시계 방수 기능, 제대로 쓰는 법과 주의점

물에 강한 시계라는 믿음,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여름 휴가철이든, 비 오는 출근길이든, 혹은 손 씻을 때든 “이 정도 물은 괜찮겠지” 하며 시계를 그대로 두는 분들 많죠. 특히 로렉스시계처럼 ‘방수’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는 더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방수는 “물에 절대 안 망가진다”가 아니라, 정해진 조건에서 물 유입을 막도록 설계된 성능에 가깝습니다. 조건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져요.

게다가 방수 성능은 시계를 산 순간 영원히 유지되는 게 아니라, 가스켓(고무 패킹) 노화, 충격, 크라운 조작 습관, 온도 변화 같은 변수로 조금씩 달라집니다. 오늘 글에서는 로렉스시계를 실제 생활에서 “똑똑하게” 쓰는 방법과,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위험 포인트를 친근하게 정리해볼게요.

방수 등급 숫자, ‘수심’이 아니라 ‘압력’에 가깝다

시계 다이얼이나 스펙에 적힌 50m, 100m, 300m 같은 표기는 얼핏 “50m 깊이까지 들어가도 된다”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계 업계에서 방수 표기는 기본적으로 정적인 수압 테스트(고정된 조건) 기준인 경우가 많아, 실제 사용 환경과 1:1로 대응되지 않아요.

왜 ‘50m 방수인데 수영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올까?

수영을 하면 팔을 휘젓는 동작 때문에 순간적으로 압력이 튈 수 있고, 물속에서 벽을 짚거나 다이빙할 때도 충격성 압력이 생깁니다. 또 샤워처럼 물줄기가 직접 닿는 환경은 생각보다 강한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즉, 표기된 숫자는 “가능한 상황”을 넓게 보여주지만, 모든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면허증은 아닙니다.

  • 정적 환경: 물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받는 압력
  • 동적 환경: 팔 젓기, 다이빙, 물줄기, 충격 등으로 순간 압력 증가
  • 일상 변수: 온도 변화, 크라운 조작, 가스켓 노화 등

참고로 알아두면 좋은 ‘테스트’ 배경

국제 표준(예: ISO 22810, 다이버 시계의 경우 ISO 6425)은 시계 방수 성능의 시험 방법과 표시 기준을 제시합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표준을 외우기보다, “방수는 조건부”라는 감각을 갖는 게 더 중요해요. 특히 로렉스시계처럼 고급 기계식 시계는 수리 비용이 큰 편이라, 한 번의 방심이 큰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로렉스시계 방수 구조의 핵심: 크라운(용두) 관리가 80%다

방수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의외로 케이스가 아니라 크라운입니다. 시간을 맞추거나 날짜를 바꿀 때 손이 닿는 곳이기도 하고, 구조적으로 외부와 내부가 연결되는 ‘문’ 같은 역할을 하니까요. 로렉스는 크라운과 튜브의 나사 결합 구조, 가스켓 설계 등으로 방수 성능을 강화해왔지만, 결국 사용자가 제대로 잠가 쓰느냐가 체감 방수의 핵심이에요.

크라운을 ‘끝까지’ 잠갔다고 착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

크라운은 살짝만 돌려도 잠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미세하게 덜 잠긴 상태로 물에 닿으면, 내부로 습기가 스며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소매에 물이 스며드는 정도는 괜찮아도, 세면대에 손을 오래 담그거나 물살이 닿는 상황은 리스크가 커져요.

  • 외출 전 루틴: 크라운이 완전히 잠겼는지 손끝으로 한 번 더 확인
  • 시간/날짜 조정 후: 조정 완료 → 크라운 밀어 넣기 → 나사 잠금까지 마무리
  • 물가(수영장/바다)에서는: “잠겼는지 확인”을 습관으로 만들기

물속에서 크라운/푸셔 조작은 되도록 피하기

일부 모델은 구조적으로 물속 조작을 고려한 설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용 습관으로는 “물속에서 조작하지 않는다”가 안전합니다. 조작 순간에 가스켓이 압력 변화와 함께 미세하게 틈을 만들 수 있고, 염분이나 이물질이 끼면 다음부터 밀폐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요.

샤워, 사우나, 온천이 더 위험한 이유: ‘열’과 ‘화학물질’

많은 분들이 “바닷물은 위험할 것 같은데 샤워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샤워/사우나/온천이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방수는 ‘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도 변화화학 성분이 결합하면 가스켓과 윤활, 내부 압력 상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뜨거운 물이 만드는 압력 차와 응결(김서림) 리스크

따뜻한 환경에서 시계 내부 공기가 팽창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면 내부에 미세한 응결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무브먼트 부품에 산화/부식을 유발할 수 있어요. 시계 업계에서도 ‘열’은 방수의 적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비누, 샴푸, 입욕제, 염소… 가스켓에 은근히 누적되는 데미지

샤워할 때 닿는 비누 거품, 샴푸, 바디워시 성분은 금속 케이스 자체보다도 가스켓이나 미세한 틈에 남아 누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영장 염소 성분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한 번은 괜찮겠지”가 반복되면, 몇 년 뒤 방수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샤워/사우나/온천: 가능하면 착용하지 않기
  • 수영장: 착용했다면 귀가 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헹구고 부드러운 천으로 건조
  • 바다: 염분 제거가 핵심(헹굼 + 완전 건조)

실사용 시나리오별 ‘이렇게 하면 안전해요’ 가이드

방수는 이론보다 실전이 중요하죠. 로렉스시계를 다양한 생활 상황에서 어떻게 쓰면 좋은지, “가능/비추천/주의” 관점으로 정리해볼게요. (모델별 방수 스펙은 다르니, 본인 모델의 공식 사양도 함께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비 오는 날, 손 씻기, 설거지

일상적인 비나 손 씻기는 대체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핵심은 크라운이 제대로 잠겼는지, 그리고 장시간 물줄기를 직접 받는 상황을 피하는 거예요.

  • 가능: 가벼운 비, 짧은 손 씻기
  • 주의: 설거지처럼 물에 손을 오래 담그는 작업
  • 비추천: 고압 수전/강한 물줄기를 시계에 직접 맞는 습관

수영장/바다/스노클링

이 구간부터는 방수 성능이 충분한 모델이라도 “사후 관리”가 중요해져요. 특히 바닷물은 염분이 남아 부품 틈에 결정처럼 굳을 수 있고, 그게 다음 방수 유지에 악영향을 줍니다.

  • 가능(조건부): 방수 스펙이 충분하고 크라운이 완전히 잠긴 경우
  • 주의: 모래, 선크림, 염분이 크라운 주변에 끼지 않도록 관리
  • 필수: 사용 후 깨끗한 물로 헹굼 + 완전 건조

스포츠/격한 활동

방수는 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충격과도 연결됩니다. 강한 충격은 케이스 결합부나 크라운 튜브, 가스켓에 미세한 변형을 줄 수 있어요. “충격받은 뒤부터 갑자기 습기가 찬다”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이유입니다.

  • 가능: 가벼운 러닝, 일상 운동
  • 주의: 라켓 스포츠, 웨이트 중 바벨 접촉, 낙상 가능 활동
  • 점검 권장: 큰 충격 후 방수 테스트

방수 성능을 오래 쓰는 관리법: 점검 주기와 ‘이상 신호’ 체크

로렉스시계의 방수는 “관리하면 오래가고, 방치하면 갑자기 무너질 수 있는” 성격에 가깝습니다. 특히 가스켓은 소모품이라 시간이 지나면 탄성이 줄어들어요. 자동차 타이어처럼 눈에 보이는 마모가 아니라 더 조심해야 합니다.

방수 테스트는 언제 받는 게 좋을까?

정답은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요. 다만 시계 수리 업계에서는 방수 성능 확인을 정기적으로 권하는 편입니다. 물을 자주 접한다면 더더욱요. 실제로 많은 서비스 센터/전문점에서 압력(에어) 테스트누설 검사 형태로 점검을 제공합니다.

  • 물 사용이 잦은 편: 1년에 1회 방수 점검 고려
  • 가끔 물 닿는 정도: 2년에 1회 점검 고려
  • 오버홀/정비 후: 방수 재검사는 사실상 필수

이 신호가 보이면 바로 점검하세요

아래 증상이 보이면 “마르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내부 습기는 시간이 곧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워치메이커들 사이에서도 습기 유입은 무브먼트에 치명적이라는 의견이 많고, 실제로 부식 수리 비용은 빠르게 커지는 편입니다.

  • 유리 안쪽에 김서림/물방울이 보인다
  • 용두 조작감이 뻑뻑하거나, 잠금이 예전보다 헐거워진 느낌
  • 케이스/크라운 주변에 하얀 결정(염분)이나 이물질이 반복적으로 낀다
  • 큰 충격 이후, 갑자기 시간 오차나 작동 이상이 생겼다

간단하지만 효과 큰 세척 루틴

바다나 수영장처럼 염분/염소에 노출됐다면, 집에 와서 “헹구기”만 해도 방수 수명을 꽤 늘릴 수 있어요. 단, 크라운이 확실히 잠겨 있는 상태에서만 진행하세요.

  •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헹군다(뜨거운 물은 피하기)
  • 부드러운 천으로 물기를 완전히 닦는다
  • 틈새는 부드러운 브러시를 가볍게(무리한 힘 금지)

방수는 ‘성능’이 아니라 ‘습관’이 만든다

로렉스시계의 방수는 분명 강점이지만, 그 강점이 빛나는 건 사용자가 조건을 지켜줄 때예요. 핵심만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방수 등급 숫자는 실제 모든 상황을 보장하는 ‘수심 허용치’가 아니다
  • 크라운을 완전히 잠그는 습관이 방수의 대부분을 좌우한다
  • 샤워/사우나/온천은 열과 화학물질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 바다/수영장 사용 후에는 헹굼과 건조가 방수 수명을 늘린다
  • 김서림, 조작감 변화, 충격 이후 이상 징후가 있으면 즉시 점검이 안전하다

결국 “방수 시계니까 막 써도 된다”가 아니라, “방수 시계니까 제대로 쓰면 오래 간다”가 더 현실적인 접근이에요. 오늘부터는 외출 전 크라운 한 번 더 확인하고, 물에 닿은 날은 간단히 헹구는 루틴만 추가해도 시계 컨디션이 달라질 거예요.